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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치철학강좌 인터뷰 PART 2] - 개강일 112(수요일) 저녁 730

 

 

 

 

 

민중- 그 신화와 개념의 정치적 계보학

-데모스에서 다중까지

강사 인터뷰 PART 2

 

 

 

 

강의 부제가 데모스와 다중까지라고 되어있습니. 그렇다면 민중은 그 사이에 있는 건가요?

데모스와 다중, 그리고 민중 가운데 어디에 역점을 두고 있나요?

 

 

라톤까지 거슬러가자면, 데모스는 자격이 없는 자들, 정치적 발언이나 활동을 할말한 자격이 안된다고 비하된 무리를 말합니다. 플라톤의 <국가`정체>는 그런 자격없는 자들로부터 자격있는 자, 하나의 위대한 철학적 군주를 걸러내는 책이었죠. 그런데 그 자격의 있고 없음을 가리는 자는 또 누구일까요? 철학사 전체를 통해 수없이 회자되어온 그 책의 독자들은 누구였을지, 도대체 플라톤이 누구에게 그 책을 읽히고 선별의 과제를 맡겼는지 궁금합니다.^^ 철인왕을 가려내는 작업을 위해서는 어떤 척도가 있어야 할테고, 선별의 주체에 의해 철인왕이 세워질 것이지만, 철인왕이 이미 그런 자격을 가진 유일한 자로 선언되어 있는 이상 이 질문은 꼬리를 서로물며 돌아가는 신화 속의 뱀, 우로보로스처럼 결코 풀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려요. 쉽게 말해, 플라톤의 철인왕, 그의 국가는 불가능한 신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역사를 통해 우리가 주목해 볼 것은, 그 자격의 있고 없음은 누군가 가려야 할 문제가 아니라 바로 자격없다고 선포되었던 자들, 그 무리들이 자격의 무대로 난입해 들어올 때 정해지는 문제였다는 거에요. 따라서 정치는 단지 정치가 아니라 항상 정치로 변화하는 사태를 가리키는 듯해요. 즉 정치화()의 문제가 정치적 권리 문제의 핵심이라는 거죠. 정치화 정치적 권리를 부여하고 수여받는 기성의 무대를 새로 짜는 것, 이전에 없던 정치적 권리의 경계선들을 새로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 봅니다.

네그리에 의해 유명해진 다중(multitude)은 정치적 자격을 하는 경계선들에 자기를 맞추는 아니라 어떤 경계선이든 그것들을 끊임없이 침범하고 지워내는 역량의 주체를 말해요. 미하일 바흐같은 관점에서 민중을 규정했었죠. 아무튼 데모스든 다중이든 혹은 민중이든 어떤 실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사고할 때 우리는 누가 데모스냐?”, “누가 다중이냐?” 따위의 공허한 말놀이에 함몰돼 버려요. 비록 사용하는 용어들이 서로 달라도 데모스나 다중 혹은 민중은 사실은 경계를 넘어서는 능력의 주체를 가리키고, 그 능력이란 현실 속에서 정치화 이외에는 다른 게 아니라는 점에서 기실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강좌의 주제는 바로 그 개념들을 좀더 명확히 살펴보자는 데 있죠.

 

 

아아, 몹시몹시 기대되네용. 를 듣기전에 참고할 만한 사상가나 미리 읽어올 만한 책을 추천한다면?


 

 읽어오면 제가 강의할 게 없어지니... 예습은 금물! 입니다 ㅎㅎㅎ

 사실 참고할 책도 너무 많을 듯하고, 매 시간마다 제가 정리해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 다만 정치적 주체의 권리 문제, 자격 문제 등에 관해서는 랑시에르의 논의가 도움이 될 듯하네요.

 

                        랑시에르.jpg 감성의 분할.jpg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jpg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jpg

                                   자크 랑시에르 ( 1940-)   

 

 

요즘 미국의 월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안티스트리트 운동은 어떻게 보?

그것도 역시 민중의 움직임, 그들의 능력이 집중되고 표현되는 현상의 하나일까요?


 

 이 외치는 구호가 참 흥미롭더군요. 시위에 나선 젊은이들의 구호에는 우리가 바로 99%라는 게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식으로 말해, 사회적 부의 80%20%가 독차지하고, 나머지 20%80%가 가져가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말이죠.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내몰린 80%, 그것의 극대치가 바로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인 미국의 젊은이들이 외치는 99%일겁니다.

자기들 그들 스스로가 배제되고 소외되었음을 직시하며, 그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데서 운동을 시작하고 있어요.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사실 자체 말이죠. 그것을 긍정하는 순간, 바로 자기들을 99% 내몰았던 사회적 배제와 차별의 경계선을 부정하고 새로운 경계짜기를 위한 목소리와 투쟁도 나올 수 있을 겁니다. 99%라는 건 부끄러워하고 숨겨야 할 극빈의 상태가 아니라, 바로 1%보다 무한히 큰 수,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기성의 자격정치로부터 새로운 기준과 무대를 요구하는 극대화된 능력일 것이기 때문이죠.

아무튼... 지금 미국 월가의 시위는 미 전역뿐만 아니라 유럽과 남미, 일본까지도 확산된다고 하던데, 강의 도중 서울까지 그 여파가 몰아닥치면 다 같이 나서보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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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 쌤은 본래 전공이 문학, 문화로 알고 있어요. 근데 어떻게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벌이를 위한 전공은 따로 있지만, 연구실에서 공부하다보니까 자기만 권리를 주장할 만한 전공, 또는 밥그릇의 개념은 점점 사라져 가더군요. 문학이나 문화가 아니라 그 어떤 것을 하더라도 이건 내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경계선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 배타주의가 아닐 수 없겠죠. 정치화한다는 것은 정치학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 내게 주어진 사회문화적 정체성(경계선)을 언제라도 떠날 수 있고 변형시킬 수 있는 능력의 문제인 듯해요. 이번 강의를 통해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그런 요구들을 내놓을 수 있기 바랍니다.^^

 

 

 

 

강사 : 최진석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러시아에서 문화연구로 학위를 마쳤다. 말과 사유, 문화의 정치적 동력학이 최근의 관심사다. <불온한 인문학>(공저), <문화정치학의 영토들>(공저) 등을 썼고, <러시아 문화사 강의>(공역), <해체와 파괴>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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