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너머N웹진
연구실에서 카메라 촬영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닙니다. 강의를 촬영하러 오기도 하고, 저자 인터뷰를 하러 오기도 하고,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회원들이 직접 자신들의 모습을 찍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연구실에 있으면 좋든 싫든 앵글과 플래시에 거부감을 줄여가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 연구실을 소재로 접근해온 영화제작팀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외박>의 김미례 감독, <쿠바의 연인>의 정호현 감독 그리고 일본에서 날아온 사토시 상으로 이루어진 촬영팀이 바로 그들입니다. 세 분에게 어떤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진행 중이신지 물었습니다.

먼저 연구실에 접속하시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겨울, 이주노동자에 대한 영상물 제작을 준비하면서 수유너머N을 찾았습니다.(지난겨울 수유너머N에서는 연구실의 오랜 친구이던 미누가 한국에서 강제추방되자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이주노동자와 희망의 정치학>을 기획해 미누를 비롯한 이주노동자분들과 연대했다) 그때 수강했던 강의가 작업 내내 힘이 되었고 심지어 내가 현재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를 묻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나의 일과 나의 삶을 버티게 해주었던 것,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 함께 공부했던 수강생들에게도 비슷한 갈증과 열망을 보았던 거 같고요. 마침내 올해 여름, 다시 수유너머N을 찾으며 이곳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길 거라 생각하게 됐습니다.
촬영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셨나요?
2010년 7월3일, 이진경 선생님의 코뮨강좌를 시작으로 수유너머N의 촬영이 시작되었어요. 작업정석에 따르면, 촬영을 진행하기 전 충분한 자료조사와 인물에 대한 취재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늘 그렇듯이 우연히 그 시간 그 곳에서 무엇인가와 만나고, 그 무엇인가에 이끌려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접속의 방법이 독특합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연구실을 통째로 촬영하면서 이제 일반회원이나 다름없게 세미나에도 참여하시고 밥도 하고 계시니까요^^ 그러고 보니, 처음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잘 진행되고 계세요?
크게는 ‘이 공간 사람들은 무엇을 읽고 토론하며 실천하는가?’를 담으려 했어요. 왜 이곳에서 공부하며, 공부한 것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다큐멘터리를 통해 결국 ‘이 공간에서 누가, 어떤 공부를, 왜 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사회와 교류하는가?’ 꼬뮌으로서 이 공동체가 실험하고 있는 삶이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살펴보려고 해요. 그래서 등장인물들은 공동체 안의 사람들(연구자들)과 공동체의 문턱을 넘어 들어오는 사람들을 두루 담고자 합니다.
<촬영은 아니 하시고 어느새 달팽이공방 로션 만들기에 열중인 세 감독(박수:김미례 감독, 핑크옷: 정호현 감독, 팔짱:사토시 상)>
‘연구자들의 꼬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셨고 또 현재 찍고 계시는지.
자본주의에 대해 어느 정도 비판적이었다고는 해도 이 사회에 적응해 살아오던 나에게 (혹은 ‘너’에게) 꼬뮌이라는 것은 낯설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이전의 삶의 방식을 반드시 유지해야 할 만큼 그게 꼭 나에겐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말하는 ‘꼬뮌’, ‘공동체’라는 말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지요. 꼭 무언가 해답을 찾기 위해서 이곳을 찾은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공동체’ 속에서 현재 나의 질문들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가 있는 곳은 항상 이미 꼬뮌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더군다나 영화 작업은 그야말로 하나의 리듬을 타며 다채로운 공동의 작업을 하게 되잖아요? 그렇다면 어떤 분들이 어떻게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 꼬뮌의 입장에서 얘기 좀 해주세요^^
영화제작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적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가기 마련이에요. 그러나 우리도 이번 작업을 통해 대안적 제작방식을 고민하고 실험해보고자 해요. 카메라는 이전 <<쇼킹패밀리>>작업을 했던 것을 경순 감독으로부터 무상으로 대여 받았지요. 현재 HDV혹은 HD카메라로 바뀌어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이게 불과 사오년 전만 해도 아주 좋은 카메라로 평가되었던 DVX100랍니다. 카메라를 도구 삼아 이 공간에 흥미를 가지고, 함께 공부하고 싶어요. 제작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언제라도 연대해 함께 작업하고자 합니다.
현재 함께 작업 중이신 세 분께서 서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쿠바의 연인>의 정호현 감독은 3살 아이를 키우면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하네요^^. 욕망과 현실 사이에 헤매면서 철학의 부재를 절실히 느껴 두 손 들며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작업에 함께하게 되었지요.
<외박>의 김미례(감독)은 처음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만들기 시작할 때 사로잡혔던 대의와 명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하네요. 김미례 감독 왈, “그렇게 시간들을 불태워버리고나니 지금, 나는 너무 건조하다.” “이제 나를 위해서 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사토시 상은 현재 한국어를 배운지 일 년이 안 되었지만 영화사 세미나에도 참여하고 연구실의 온갖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 중이지요. 한국어 공부도 모두 미디어운동에 인생을 걸어보고자 시작한 것이라는데, 글쎄요 그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갈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도 우리가 뭘 하는지 모를 때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들으니 새롭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중간보고’를 부탁드리게 될 듯합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김미례, 정호현, 사토시 상이 쓰신 촬영기획서를 토대로 유심이 재구성




ㅎㅎ사진만 보고선 공방 관련한 글인 줄 알았어요~ 어쩜 공방 사진에 세 분의 모습이 다 있다니 ㅎㅎㅎㅎ
레게 머리에 노란 옷을 입으신 분은 정호연 감독의 쿠바의 연인이지요ㅋㅋ
재구성한 유심도 수고했쑤